해운대elegy⑭ 관광지에서 일찍 성에 눈 뜨다
사진출처:해운대백년사(1970년도 대천부락앞)
내 친구중에 목욕탕하는 이가 있는데 가끔씩 친구들과 그의 집 안방에서 놀다가 표파는 곳(그곳에서는 커텐만 제끼면 양쪽을 다 볼 수 있는 구조)에 한명씩 잠깐나가 목욕하는 여자들을 보는 재미도 솔솔 했습니다.
우리는 해운대라는 지역적 영향으로 일찍 조숙했는가 봅니다.
그리고 우리동네에는 <해방꼼보>라고 나 보다 몇살 위인 얼굴이 곰보인 누나가 있었는데
해운대 씨름대회에 나가서 우승도 한 그 누나는 키도 크고 독하기로 소문이 나 있었습니다.
그런데 동네 공동변소가 언덕배기에 있는터라 가끔은 우리 개구장이들은 언덕아래에 있다가 사람이 들어가면 낮은 포복으로 그곳까지 엎드려 가서 구경을 즐기기도 했습니다.
공동변소 문이라야 잘 맞지않는데다 우리들이 가끔 문의 아랫부분을 칼로 후벼파서 잘보이게 해 놓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안에서 앉아서는 우리를 볼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혹시 문이라도 잡아당길까봐 안에서 줄을 당기면서 볼일을 보는 그런 변소 입니다.
그런데 그 '해방곰보' 누나도 우리에게 예외가 될 수 없었습니다.
그러한 일이 있은 후로 소문이 퍼지기 시작 했습니다.
"해방곰보 누나는 백XX다" 라고....
금새 온 동내에 퍼져서 우리보다 어린애들은 그것이 노래 가사인줄 아는지 뜻도 모르면서 부르고 해서 더욱 소문이 났습니다.
우리는 비밀을 철저히 지키기로 했는데 일행중 한명이 공동변소에서 보고 그곳에 털이 없다고 한 것이 퍼져서 그리되었는데 결국 저가 우두머리격인지라
바닷가에 불려가서 그 씨름 챔피온의 완력으로 되지게 맞은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 주위에는 너무나도 앞선 성문화를 접해서 그리하였을 겁니다.
집 주위에는 해성관 영빈관등 미군들을 상대하는 술집과 여관이 많았고
찬구들은 쓰레기 통을 뒤져 콘돔이 풍선인가 하고 학교 교실까지 가져와서 불다가 담임선생께 혼나고.........
이제 커서 가만히 살펴보니 어릴 때 별난놈이 오히려 젊잔케 자랐고
어릴 때 순하고 샌님같은 친구가 오히려 별나게 자라 사고친 놈으로 자란 것을 보니
별나게 자란다고 너무 걱정할 것이 못된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