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백년사에서 1970년대좌동천변(대천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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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백년사에서 1970년대좌동천변(대천부락)

김명환(22회) 0 5652 1

해운대백년사에서 1970년대좌동천변(대천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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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는 먹을 것이 귀했습니다.
잘사는 집 에서도 보리를 덤뿍넣은 보리밥을 먹을 정도였으니 
가난한 집에서는 밀기율죽이나 보리갈아 끓인 죽 
또는수재비등을 많이 먹었습니다.
보리를 맷돌에 갈아 죽을 끓이면 적은 보리쌀로 많은 식구가 먹을 수 있었습니다.
보리죽이 목구명으로 넘어갈 때 목이 보리껍질에 닿아 깔깔하였지만 구수한 맛이 그 때는 일품이였습니다.
보리죽을 아홉그릇이나 먹고도 문지방에 걸려 넘어지면서 하는말이 "죽은 죽이로구나 끈기가 없어 잘 넘어진다"라고 농담도 우시게 삼아 많이 했고요
부억기둥에 매단 보리쌂아 보관한 보리덩어리를 표나지않게 가끔 잘라먹고 혼나기도 했습니다.
보리쌀은 두번쌂아서 밥을 짓던 시절이였으니까요.

돼지 낳으면 싸래기 곡물로 한 3일정도 죽을 끌여 주는데 
조그마한 솥에 죽이 펄펄 끌을 때 바가지로 죽을 퍼 훔쳐먹으면 모래가 많아 먹질 못합니다.
솥 아래 모래가 뒤집혀 올라오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식은 죽이니 모래는 가라 앉았겠지 하여 위에 부분을 퍼먹어도 모래가 있습니다.
죽이 끓을 때 모래가 위로 솟구쳐 식었기 때문입니다.
뒤에 알았지만 싸래기 죽은 식었을 때 중간부분이 모래가 적다는 것은 
형님들이 자기들 만의 훔쳐먹는 노하우을 나에게 전수하기는 형들이 다 자란 훨씬지난 뒤였습니다.

그렇게 배가 고프면 <대동공업> 옆 황토 언덕배기에 먹는 황토흙도 우리는 많이도 먹었습니다.
그 먹는 황토흙을  그 때 부르기는 <쫀대> 또는 <쫀대흙>이라고해서 허기진 배를 채우기도 했습니다.
황토언덕을 잘 살피면 밀가루같이 쫀덕쫀덕 하면서 모래도 씹히지 않은 흙이 골 따라 뭉쳐있는 것을 파먹었습니다.

그리고 과자라고는 <말똥과자>라고  흑설탕을 녹여 호두과자 크기의 사탕이 있었습니다.
그런 <말똥과자>는 잘 사는 집안의 자식들이나 사 먹지 우리는 엄두도 못냈습니다.
기껏해야 신문지를 몇장 가져가면 주는 칡줄기를 30cm정도 자른 것을 바꿔먹는 정도였습니다.
그 때는 칡넝쿨을 끊어와 아이들에게 파는 아저씨들도 있었습니다.
아주 어릴 적 이야기였습니다. 

우리 나라 제주에 밀감을 심기전에도 우리 식구들은 한 때 미깡(밀감)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일본을 다녀오실 때 밀감을 선물로 받아 오신 것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밀감껍질을 서로 벗겨볼라고 싸우던 기억과 
벗기면 조각조각으로 나누어지는 밀감 알맹이가 신기하다고 느낀 기억이 있습니다.
조그마한 오동나무상자에 10개가량의 밀감이 들어있는데 밀감 사이사이에 
국수가닥 처럼 생긴 나무 대패밥이 들어있었습니다.

조금 더 커서는 라면도 처음 먹어보았습니다.
백사장에 캠핑온 서울대학생들이 천막속에서 끓여먹는 라면을 보았습니다.
하도 신기하고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있으니  나에게도 조금 맛볼 기회를 주었습니다.
자기들의 이야기 하는 것을 들으니 국내 시판은 하지않고 일본에서 수입해서 
공군 조종사들의 간식으로 지급되는 것을 자기 삼촌한테 얻어온 것이라고 했습니다.

봄 <보릿고개> 때 쯤이면 배고픈 것은 절정에 다다름니다.
뺀또(도시락)를 못 사가는 때는 하교길에 학교에서 긴 개울을 따라 운촌까지 오는길에 보리밭에 핀 껌뿌기(일종의 탄저병으로 새까막게 된 것)를 많이도 꺽어 먹었습니다.
<검뿌기>를 뽑으러 밭에 들어가면 주인도 야단하지 않았습니다.

가끔은 군인부대 울타리를 한바퀴 돌면 찌거러진 통조림도 주워먹고 
미군부대 쓰레기장에는 비록 깡통이 찌그러지기는 했지만 터지지않은 햄통을 줒는 날이면 그날은 우리식구 모두 포식을 하는 날이며 힁재하는 날입니다.
봄에는 보리서리해서 꾸버 먹고 
좁쌀열매따서 손으로 비벼먹고
개구리 뒷다리 꾸버먹고 
동백섬가서 고동잡아 삶아먹고 
찔래순 꺽어 껍질벗겨 먹고
여름이면 오이 수박 과일 뚱쳐먹고 
가을이면 감이며 고구마며 콩을 따서 구버먹고 
주인이 다 캐고 간 고구마밭을 전전하면서 고구마 줄기따라 캐들어가면 주먹만한 고구마 이삭캐서 삶아먹고
미군부대에서 나온 꿀꿀이죽 사다 끓여먹고....
봄에는  못먹어 얼굴이 누렇게 뜨서 퉁퉁부운 사람들도 많이보았고
가을이면 똥비료한 무우 뽑아먹고 채독에 걸려 얼굴이 퉁퉁부운 모습을 많이도 보았습니다. 

아~ 그 때 머니머니 해도 못먹고 배고픈 시절, 
배고픈 서름보다 더 한 것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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