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elegy42 처음 해운대해수욕장 개장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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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elegy42 처음 해운대해수욕장 개장 풍경

김명환(22회) 0 5749 0

해운대백년사에서:1930년대 해운대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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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해수욕장을 처음 개장한 시기는 내가 국민(초등)학교를 졸업(단기4294.3 그 때는 단기를 사용했다)하고 4년후에 처음 개장 했었다.
내가 해운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1년집에서 빈둥빈둥 놀고는 가출을 했다.
지긋지긋한 가난도 문제지만 타고난 역마살이 발동했다 그래서 3년후 잠깐 되돌아오니 처음으로 해수욕장을 연다고 그랬었다.
우리는 가끔 바닷가에 나가 친구들과 모래밭에서 모래가 눈과 콧구멍과 귓구멍에 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 
런닝구를 벗어 얼굴에 뒤집어 쓰고 서로 레슬링 비슷하게 하면서 상대편이 항복이라고 소리쳐야 끝나는 놀이를 많이도 했다
이 놀이를 한편으로는 "고상받기"라고 하는데 아마도 일본말 인듯...

그 때는 달맞이 축제는 없었지만 부산에서 제법 달보러 많이 와서 청사포 철길따라 걸어가는 사람이 꼬리를 물었다.
해운대 백사장에서도 달을 보는데 우리는 젊은 처녀들이 쓰고온 모자를 뺏어 도망가는 짓도 많이했고 백사장에 걸어가는 앞사람을 뒤에서 달려가면서 발을 걸어 넘어뜨리는 짓도 많이 했다

내가 국민학교를 졸업(단기4294.3)하고 가출했다가 4년만에 집에 오니 
처음으로 해운대 해수욕장을 개장한다고 해서 해운대 백사장에서 장사 할 사람을 분양하는데
우리집이 추첨되었다고 백사장에 철파이프로 천막을 처서 장사를 하게 만들어 주었다.
천막속에는 평상을 하나 만들어 놓고 크다란 물통에 물을 붓고 그 속에 음료수를 넣어 팔고 있었고 
천막입구에는 수영복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고 탈의실이라고 임시로 천막귀퉁이에 천으로 둘러쳐져 있었다.
천막앞 모래바닥에는 바람넣은 쥬브(우끼)에다 하얀페인트로 번호를 세겨넣은 것이 4~5개 놓여 있었다
바닷가 모래밭 길에는 떡과 음료수와 술을 넣은 다라이를 이고 다니는 아주머니도 있었고 나의 외사촌 여동생도 장사를 했다.

내가 가장 먹고싶은 것은 망개떡, 망개잎에다 조그마한 찹살모찌를 넣어 만들어 사각유리창이 달린 나무상자2곳에 
막대기를 가로질러 메고 다니면서 망개떡~, 망개떡~, 하고 다니는데 
한번은 망개떡 파는 아저씨 집에 따라 갔는데 망개잎파리와 상수리잎을 많이 따다 놓고는 
팥을 삶아 으개서 팥가루 앙금을 밀가루 푸대에 넣고는 큰 작대기로 감아 놓고 그 위에 큰 돌을 눌러 물기를 빼고있었다.
그 다음 물기를 다뺀 팥 앙금에 설탕을 넣고 약한 불에 뽁아 앙꼬를 만드는데 잘 저어서 수분을 말리고 타지않게 일을 도와주었더니
마지막 망개떡을 만들면서 찰떡 기리빠시(조각)와 팥 앙꼬를 실큰 먹은 일도 있었다.

그리고 껌파는 아이들도 있었고 아이스깨끼통을 지고 아이스깨끼~ 아이스깨끼~ 하면서 팔고 있었는데 
아이스깨끼를 팔면서 가끔 하나씩 먹고나면 겨우 본전치기를 한다고 했다.
아이스깨끼를 잘파는 아이들은 다 팔면 다시 시장통에 아이스깨끼 본점에 가면 간판이 <석빙고>라고 파란바탕에 흰 페인트로 적어 붙인 상점에서 
잘 얼은 아이스깨끼를 실력대로 받아넣고 이이스깨끼통 가에는 얼음조각을 쑤셔넣고는 다시 바닷가를 나가곤 했다.

백사장 한 가운데에 철파이프로 높이 만든 망대도 있었고 그곳에서 물에 빠지는 아이들을 감시하고 있었다.
가끔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을 건져서 가장먼저 하는 일이 숨을 쉬는지 코에 얼굴을 대 보고, 눈을 까보고,
마지막에 똥구멍을 벌려보아 똥구멍이 힘이 없고 열려 있으면 가망없다고 포기하곤 했다.
그래도 물에 빠져 시체를 찿는 사람은 다행이지만 시체를 못찿을 때는 
고깃배를 빌려 무당을 태우고 굿을하면서 배뒤에 줄을 달아 그곳에 다시 짚으로 만든 조그마한 배에다가 
숫닭을 묶어 태우고 바다를 이리저리 다니는 것이다.
만약 물에 빠진 시체위에 가게 되면 장닭이 소리치며 운다고 했다.
그래서 시체를 못찿으면 못 찿은 남녀끼리 영혼이라도 결혼시킨다고 며칠이고 바닷가에서 흰포장을 치고 
굿하는  광경은 그 시절 볼꺼리 없는 우리들에게는 좋은 구경꺼리가 되었었다.

"사람이 물에 빠지면 물고기 중에 가장 먼저 맛보는 것이 전복이다"라고 하는 소리를 들었는데 
지금도 그 말의 참 뜻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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