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elegy⑫ 꿀꿀이죽과 밀기울을 먹던 시절
1960년대 동백섬과바닷가 사진출처: 해운대백년사에서
꿀꿀이죽이라고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어느 음식보다 맛있는 음식이며 보양식이였습니다.
운촌에는 언덕길을 조금 올라가면 우리 누나 친구인 춘자누나 집이 있고 그 부근의 넓은 공터에 아침 마다 온 동네사람들이 냄비나 그릇을 들고 나래비(줄)를 섭니다.
새벽같이 미군부대 식당에서 수거해온 꿀꿀이죽(음식하다 남은 찌꺼기)을 사기위해서 였습니다.
그 때 그 꿀꿀이죽에는
감자를 두껍게 자른 껍질이 붙어있는 감자도 들어있고 설다가 버린 것도 들어 있고
소세지와 햄도 들어 있고
우유도 많이 들어 있고, 담배꽁치도 간혹 들어 있기도 했으며.
고기살이 붙은 뼉다구도 간혹 통닥도 들어있고, 재수 좋은 날은 대부분 고기덩어리만 들어있는 날도 있었지요
고기 뿐만 아니라 과일도 들어있는데 앵두 살구같은 히안한 과일도 들어 있었지요
그래서 집에가져와서 물을 더붓고 끓이면 그 구수한 맛과 향기가 서양음식을 먹어보지 못한 우리들에게 제호의 일미를 맛보게 했습니다.
그 때는 가난한 시절이라 대개는 꽁보리밥 아니면 별표 밀가루로 수재비를 많이 먹었습니다.
밀가루도 그 종류가 많이 있는데 질이 나쁠 수록 수재비를 끓여서 바로 먹지않으면
국물이 없어지듯 퍼져서 한덩어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조금 더 가난한 이는 리어커를 끌고 수영비행장 미군부대앞에 가면 미군부대에서 야미(불법)로 밀기울을 내다 파는데 그 것은 짐승용 사료로 나온 것이라 했습니다.
그 종류가 다양했는데. 가격은 모두 같지만 마대푸대를 잘 고르는 날에는 밀기율보다 밀가루가 좀 많이 섞여있고
재수없는 날에는 큰 밀기율이 대부분이라 실망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값이 배로 비싼 노랑자루에는 밀을 증기로 찐 것(상한 밀을증기로 져서 가축용으로) 이 들어있는데 그것으로 밥을 해먹으면 냄새는 좀 나지만 구수해서 많이도 사다 먹었습니다.
형님과 함께 니어카를 끌고 바닷가로해서 집에 오기도 하고
근 찐밀(줄어들어서 조그마함)을 포켓에 넣고 시도 때도 없이 먹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