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elegy35, 잠자는 칭구 꼬치에 불 붙히면
해운대백년사에서 1976년 해운대출장소개소식
그 때 우리는 배고프면 무조건 동백섬으로 갔심더.
그곳에는 그래도 무굴끼 천지빼까리였따 안캄미꺼?
해녀 아주머니들이 소라구워 먹고 간 뒤에 소라껍질 돌로 깨트리면
그곳에 푸르스럼한 소라 똥창이 맛은 좀 습쓰레 하지만 요기가 되었지요.
칭구들끼리 집집마다 각자 쌀뒤주 뒤지가꼬 쌀 뽁까먹고
장산 탄약고에서 포탄장약이라고 그 때 부르기를 '씨꽁'가져다 길가 흙에 묻어 불 붙혀 길 가는 사람 놀라게 하고
햇 보리며 햇 콩이며 검부적 끌거다 구워먹고
학교오는 길에 보리밭 시커먼 검뿌끼 따 먹고는 입이 까맣게 변해뿌꼬
깨구락지 나올쯤이면(우수,경칩) 연필 깍는 칼만 준비해서 도랑가만 가면
개구락지가 천지빼까리라 개구리 뒷다리(허리부분 싹둑 잘라서) 꾸버무꼬
학교 서무실에 잉코새 한마리라 형님과 밤에가서 훔쳐오다 좁쌀밭에 좁쌀도 많이 끊어와서 십자매 새밥주고
칭구 놀래킨다고 학교 교실문 위에 친판딱개 분필가루 뜸뿍뭍혀 올려 문열면 떨어져 옷버리게 하다가
담임선생 머리맞아 옷버려 교실뒤에 꿇어앚아 손들고 있다가 몰래 밖에 도망가고
"않되겠다 부모님 내일 모시고오라"는 말에 겁도 나고 챙피하기도 하고
경주 수학여행가서 산에 오르다 부엉이도 내가 잡고
경주역전에 있는 <삼산여관>에서 잠자다 성냥개비 불붙혀 숮 만들어
숮 미꾸녕에 잇똥발라 칭구 꼬치에 붙혀 불 붙히면 그 칭구 죽는다고 놀라 잠깨면
그 때 부터 벼개싸움 한다고 여관에서 준 벼개는 모두 작살 내고
말로 다할 수 없을만큼 놀기도 굉장히 잘 놀았습니다만 공부도 한다면 잘했습니다.
주판 가져오라는 것도 있어버리고 그냥가서
"명화 니는 맨날 잊어뿌리나"하며 교탁위에 설치한 큰 주판을 내려와서 내 머리에 굴리는 날이면
내 머리는 고구마밭 두둑모양 서너줄 혹뿔이 나고 그랬습니다.
점심시간 오기전에 도시락 모두 까먹고 선생님께 혼도나고
그라믄 다음부터는 도시락속 반찬통 밑에눌린 밥만 잘라멱으면 혼도 않나고 그랬습니다.
봄에 마늘나면 마늘 쫑대 뽑아먹고 가슴쓰리는 일도 생각나고
태풍 불어 바지선(짐 싣는 큰 배) 떠내려 와서 배 미꾸멍에 억수로 많이달린
홍합 삶아먹고 강난나서 죽다 살았고(알고보니 석유기름에 쩌린 것이였음)
그 때 억수로 많이 잡힌 곰장어 짚불에 꾸버묵고 얹혀
약이라고 창고에 쥐잡아 불에 꾸워먹고(꼼장어 먹고 얹힌데는 쥐고기가 특효약임. 믿거나 말거나)
생선 구워먹다 욕심부려 생선뼈 목에 걸려 고생할 때
옆집 할배가 개를 꺼꾸로 매달아 개침 한사발 먹여 귀신같이 벽따구가 목에서 녹아 살아도 나고(이것도 특효약임)
짧은 글로는 요것 저것 다 묵은거 말로 다 할수 업심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