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elegy45 60년 전의 추억
김삼생(8회)님보관1946년도 동백섬에서 단체사진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하물며 60년을 넘었으니...
일본에서 태어나 살다 광복 후 한국에 와 선친의 고향인 해운대에서 어린 시절,
청년시절을 보냈으니 해운대 전부가 내 추억의 무대이다.
내 추억속의 해운대는 대한 팔경의 하나로 자연경관이 수려했던 곳이었는데 지금 해변의
자연송림(솔밭이라 했다)은 살아져 조경시설로 변하고, 그것 때문에 조개껍질 바닷모래는 해마다
유실되어 이젠 전국 곳곳에서 퍼다 나른 잡종 모래로 채워지고 있으며 솔밭 옆을 흐르던 춘천은
복개도로가 되어 새끼숭어가 뛰어놀던 모습은 볼 수 없게 되고, 바다에서 멀리 보이던 장산은 빌딩 숲으로 가려져 버렸고
달맞이고개의 와우산은 주택과 유흥시설로 뒤덮여 그 아름답던 자태는 살아지고,
자연부락이었던 좌동, 대천 동네는 신시가지가 들어서 장산의 숨통을 죄고,
수영 쪽에서 해운대로 들어설 때부터 많은 아파트 숲이 시야를 가로막아 옛 모습은 전혀 볼 수 없다.
그 중 가장 추억이 많이 담긴 곳은 아무래도 동백섬이다. 어릴 때는 대나무로 만든 낚싯대로 낚시질 하던 내 낚시터였고,
썰물이 되면 (지금의 누리마루 앞 일대에서) 해삼, 낙지 잡던 곳이다.
좀 커서 낭만을 즐길 줄 알고부터는 곧장 거닐던 오솔길, 가파른 언덕에 자연히 생겨난 오솔길을 거닐다
바위에 앉아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며 사색에 잠기던 곳,
덤으로는 놀러 온 여자친구(나도 있었답니다)와 다정히 거닐던 숲속 오솔길은 살아진지 오래고 지금은
목재로 만든 산책로가 되어 누리마루와 더불어 많은 관광객의 인기를 끌고 있으나...
옛 추억을 새길 때마다 아쉬움과 푸념밖에 남지 않는다.
※ '해운대팔경(海雲臺八景)'
첫째 : '해운대상(海運臺上)', 해운대 위에서 바라보는 경치로
둘째 : '오륙귀범(五六歸帆)'으로 오륙도 쪽에서 해질 무렵 고깃배들이 돌아오는 풍경
셋째 : ‘양운폭포(養雲瀑布)’로 해운대의 주산인 장산계곡에 있는 폭포로, 그 규모는
크지 않으나 물줄기가 마르지 않고 물 흐르는 소리가 아름다운 곳이다.
넷째 : '구남온천(龜南溫泉)'으로 해운대 온천을 말하는데 신라말 진성여왕이 온천에 행
차하여 휴양하고 약수를 사용했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로 유명하였다.
다섯째 : '봉대점화(烽臺點火)'로 간비오산(부산기계공고 뒷산)의 봉수대에서 외적 침입
을알리는 봉화대
여섯째: '오산낙조(午山落照)'로 송정 쪽에서 본 와우산(臥牛山)의 낙조 광경
일곱째: '장지유천'(萇旨流川)으로 장지(현 해운대도서관일대(못자리))의 부락을 흐르는
내로 못가에 버드나무가 우거져 제방 전체가 휴식처가 되었던 곳이다.
여덟째: '춘천약어(春川躍漁)'로 해운대 춘천의 물이 하도 맑아서 고기가 뛰어 노는 것이
보였는데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현재 흔적이나마 남아 있는 곳은 셋째, 넷째, 다섯째 뿐이다.)
※ 사진 1: 지금부터 꼭 60년 전(1946 .7. 12)의 해운대 모습 : 동백섬에서 찍었고, 배경
에 해운대 백사장과 어장막, 솔밭, 저 멀리 왼편 산이 장산, 오른쪽 까맣고 나
지막한 산이 달맞이언덕이 있는 와우산이다.